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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Shower 이렇게 하늘이 흐렸던 날, 도서관 밖을 나서려는데 차가운 것이 정수리에 떨어졌었다. 가슴 앞으로 바른손을 펼쳐 내밀었더니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이 느껴졌고, 이윽고 빗방울은 굵은 빗줄기가 되어 내 시야를 가로막았다. 몇몇 사람은 양손으로 손가리갤 하고 잰걸음으로 빗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나 바깥으로 나서려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하나 둘 도서관 처마 밑으로 모여들었다. 다들 우산이 없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내리는 갑작스러운 비. 그때 내 옆에 당신이 왔었다. 당신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비가 쏟아지는 걸 바라보다 휴대폰을 들여다 보다 하며 어쩔 줄 몰라 했었지. 비는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고, 바닥에 부딪힌 빗줄기들은 무수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우리의 발을 적시기 시작했었다. 신발이 젖을 .. 2012. 4. 5.
[시] 관계 - 심언주 4월아 미안하다 저자 심언주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7-03-26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2004년 「현대시학」에 '예감' 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 관계 - 심언주 비둘기 그림자는, 비둘기 곁에서 콘크리트 바닥을 쪼아 댄다. 제법 곁눈질이 늘어 비둘기보다 큰 부리로 비둘기보다 더 깊이 바닥의 침묵을 흠집 낸다. 기회를 보아 비둘기를 생포할 자세다. 그러나 비둘기가 날아오르면 제 아무리 큰 보폭으로 쫓아가도 얼마 못 가 비둘기의 속도를 놓쳐 버린다. 꽃이 꽃을 버리는 줄 모르고 꽃 그림자는, 홀로 취해 제 향기를 날린 적이 여러 번 있다. , 2007, 민음사.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어나갈 때의 나는 '그림자'처럼 스스로의 자세에 '홀로' 도취해 만족스러워 하곤 한다. 상대를 배.. 2012. 4. 5.
2012년 3월 독서 목록 몰락의에티카신형철평론집 카테고리 인문 > 한국문학론 지은이 신형철 (문학동네, 2008년) 상세보기 홍대 지하 서점에 갔다가 산 책. 사겠다고 벼르다가 샀는데 진도가 잘 안 빠지고 있다. 그래서 잠시 쉬고 있는 책. 신형철이라는 평론가의 아마도 첫 번째 평론집인 걸로 알고 있다. 두 번째 평론집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라는 문학수필집이 작년인가 재작년에 출간되어 히트를 쳤다. 평론집은 여전히 어렵다. 아마도 책 한 권만으로 독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 아닌지. 해당 작품을 읽었다면 그나마 수월히 평론들을 읽어나갈 수 있겠지만, 해당 작품을 읽지 않았을 경우엔 읽어도 읽는 게 아닌 것 같은. 그래도 읽어 놓았던 작품에 관한 것, 아는 작가들에 관한 것, 그리고 시 단편에 대한 평론들은 깨작깨작 읽어나가고 있다.. 2012. 3. 13.
엽서들 3 SYDNEY Australia 시드니 오스트레일리아 Das Elisabethentor im Heidelberger Schloss Fotografie: Friederike Hentschel 하이델베르크 성, 엘리자베스 문 사진: Friederike Hentschel HEIDELBERG am Neckar Barocke Altstadt mit roten Sandsteinbauten, überragt vom Heidelberger Schloss. (Anlage aus dem 13. Hahrhundert, mehrfach erweitert) Vom 14. Jh. bis 1720 Residenz der Pfalzgrafen; 1688-1689 von den Franzosen erobert und zerstört. .. 2012.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