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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유리창과 빗물과 빛들 바깥 유리창에 와 부딪히는투박한 빗소리. 오래 전 내가무던히 닫혀있던 그대의 마음을서툴게 두드리던 소리 같아서,저 창,열어주고 싶다. 그때 그댄내 어색한 노크 소릴 들었을까.내 마음의 관절 끝엔 아직도,그대 마음을 두드리던 그때 그,딱딱했던 감촉이 남아있는데. -2013년 여름, 유리창과 빗물과 빛들 사진 : 아이폰4 2014. 2. 24.
2012년, 화진포 옆 버스정류장 수정액으로 지운다. 아니, 쓴다. 사랑해요, 라고. 수정액으로 사랑해요, 라고 쓴다. 아니, 마음속으로는 지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 2012년, 화진포 옆 버스정류장 사진 : 아이폰4 2014. 2. 24.
2013년 겨울, 낙산사 잘 가고 있나요? 당신을 보내고 나는 겨울 산사를 혼자 거닙니다. 당신이 떠난 자리가 공허해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당신이 떠난 자리에 바람이 들어차거든요. 대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수평선에서부터 거친 질감으로 파도를 그립니다. 바람은 파도와 함께 내게로 오지요. 한폭의 그림을 내 눈 앞에 펼쳐 보이고, 바람은 마지막 붓끝을 털어내듯 풍경風磬을 울립니다. 잘 가고 있나요? 바람이 부니까 당신이 없어도 나는 괜찮습니다. - 2013년 겨울, 낙산사. 사진 : 아이폰4 2014. 2. 24.
여름 폭죽 사랑은 여름 밤바다 위의 폭죽처럼 반짝였다. 순간이었으므로 피었던 불꽃은 지고, 잔상이 남은 자리엔 어둠이 스미기 시작했다. 끝없이 설렘을 길어올리며 항해할 것만 같던 사랑은 점점 말라 부서지고, 끝내는 폐선(弊船)처럼 비린내를 풍기며 모래사장 위에 방치되어 버렸다. 우리 사이에 어둠이 스미기 전, 사랑이 폭죽처럼 꽃 피었던 그 순간, 시간이 정지될 수 있었다면, 너와 나는 더 좋았을까? - 2013년, 여름의 거진 바다 사진 : 아이폰4 2014.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