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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로그/다이어리53

2016년 6월 15일 일기 #01. '놓음'에 대하여. '나'라는 존재는 타인에 의해 재단되고 재봉되어 진열장에 전시된 옷에 불과하구나. 아무리 '나'라는 존재에 대해 외쳐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나'를 만든다. 누누이 이야기했던 진심에 대한 나의 트라우마는 거짓이 아니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진심은 또다시 짓밟히고 짓이겨지는구나. 나는 술에 취하지 않아도 진심을 말했었다고 생각한다. 그 진심이 외면당한 자리에서 나는, 쥐었던 소중한 것들을, 놓아야 하는 것일까. 그래야 하는 것일까. 실망스럽다. 좌절감이 느껴진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외롭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누구에게 '나'를 외친 것이냐. #02. '술'에 대하여. '술'은 당신들에게 무엇인가. 그동안 쓰고 있던 가면을 벗을 수 있게 해 주고,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할.. 2016. 6. 15.
2014년 02월 26일 잡담 #01 자존심 바람이건 비이건 눈이건 내 마음 속에 똬리를 튼 자존심을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이다. 들이닥치는 시련만큼 자존심은 단단해질 테지. 혹은 닥쳐온 시련에 대한 변명의 포즈로 새로운 똬리를 틀 테지. 그것이 설령, 이뤄질 수 없는 절망 속의 고독한 깃대일지라도, 혹은 타인에게 비춰지기에 쓸데없어 뵈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아집일지라도, 그것은 결코 죽음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구겨보기 위한 나의 노력이 있다 해도 아마 불가할 것이다. 그것은 자꾸만 단단해져간다. 그렇기에 두려운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심연의 괴물은 내가 살아있는 한 끝끝내 나를 휘감고 있을 것이기에. #02 이중성 치장하자면 얼마든지 치장할 수 있다. 희망이랄까? 긍정에 겨운 흥얼거림이랄까? 몇 번이나 무릎을 꿇고 울분에 찬.. 2014. 2. 26.
2013년 1월 11일. 잡담. #01 대화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시시껄렁한 대화라도 괜찮다. 나는 대개 대화를 하면서 배웠다.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이랄까.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당신이 당신의 삶을 살아온 방식,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같은 것들을 알 수 있다. 당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포장하고, 또 당신의 내면에는 어떤 모습의 당신이 숨어있는지도 조금씩 알아갈 수 있다. 미지의 당신을 알아가는 과정. 그건 아마도 대화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그래서 대화는 간혹 개척 같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어떤 대화는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당신은 완강하게 나를 밀어내는 땅 같다. (혹은 내가 그런 역할을 맡기도 했었을 것이다.) 독초가 자라고, 늪지대가 펼쳐져 있고, 위험한 동물들이 우글거리는 그런 땅.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땅에 .. 2013. 1. 11.
엽서들 5 ROMAFontana di TreviTrevi FountainFontaine de TreviTrevi-Brunnen 트레비 분수 ROMALa Bocca della VeritaThe mouth of truthBouche de la veriteDer wahrheitsmundBoca de la Verdad 진실의 입 : 영화 을 통해서 유명해졌다고 우리가 설명해 줬다. 손을 넣고 거짓을 말하면 손이 잘린다는... ROMAPiazza di SpagnaSpain's SquarePlace d'EspagnePlatz des Spaniens 스페인 광장 ROMAPiazza di SpagnaSpain's SquarePlace d'EspagnePlatz des Spaniens 스페인 광장 ROMATevere, Castel.. 2012.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