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한종2

[책/시] 호사비오리 - 이한종 호사비오리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이한종 (북인, 2010년) 상세보기 이한종 시인의 유고 시집 를 읽었다. 총 63편의 시들로 엮어졌다. 각각의 시들은 지면 위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로 아슴푸레 빛났다. 시인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이었다. #01 나와 세상의 일치 첫 시는 '호박순'이라는 시이다. 나는 이 시가 序詩로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호박순이 오엽송 가지 끝에서 자꾸 하늘로 기어오르려 / 꼼틀꼼틀 한다 / 가느다란 더듬이로 허공을 감으며 오르려 한다 / 내 안의 허공도 이 세상 그 무엇의 더듬이에 감긴다 / 고개 번쩍 치켜든 호박순 / 내 의식의 나무 가지 끝에서 자꾸 하늘로 기어오르려 / 꼼틀꼼틀 한다"('호박순' 전문) 이 시를 통해 시인은, 시집 뒤편에서 정진규 시.. 2011. 3. 10.
[시] 바다의 탯줄 - 이한종 호사비오리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이한종 (북인, 2010년) 상세보기 바다의 탯줄 - 이한종 내가 섬을 떠나던 날, 남산포에 비가 내렸다 비는 울고 또 울고, 파도가 바위의 등을 만지다 주저앉는다 굴적바위 하나 배에 올랐다 뱃전에도 굴적이 더덕더덕 붙어 있다 배가 남산포를 떠났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맹세도 함께 싣고 떠났다 물결이 굴적 모서리에 베어 너덜너덜하다 배는 찢어진 바다의 시접을 한 땀 한 땀 꿰어갔다 비는 울고 또 울고 또 울고, 그 울음소리 너무 낮아 화통 끝에 그을음뿐, 오늘도 굴적바위는 화농으로 벌어져 바다의 가슴을 긋고 다닌다 오늘도 남산포는 나를 부른다 꿈틀꿈틀 바다의 탯줄을 당기고 있다 , 2001, 북인. #01. 남산포를 떠남 아무렇지 않은 듯한.. 2011.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