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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가방 수선 어쩐지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던 백석의 이라는 시가 떠올랐던 그날. 시 속에서 맥을 짚던 의원의 손길과 내 앞에서 구두를 이리 저리 돌려 보며 매만지던 구두수선공 할아버지의 손길이 다르지 않다는 걸.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11. 15.
[시]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 문태준 그늘의발달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문태준 (문학과지성사, 2008년) 상세보기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 문태준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몰랐지 늦가을을 제일로 숨겨놓은 곳은 늦가을 빈 원두막 살아도 살아갈 곳은 늦가을 빈 원두막 과일을 다 가져가고 비로소 그다음 잎사귀 지는 것의 끝을 혼자서 다 바라보는 저곳이 영리가 사는 곳 살아도 못 살아본 곳은 늦가을 빈 원두막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못 살았지 , 2008, 문학과 지성사. #01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몰랐지 있어도 있는 줄 몰랐던 때가 있었다. 어떤 것에 대해서는 그랬다. 젊음이 그랬고 친구가 그랬고 사랑이 그랬다. 때로는 나이를 든다는 것이 그랬고 때로는 내 입에서 튀어나간 가시돋힌 말들이 그랬고 때로는 이별이 그랬다. .. 2011. 11. 9.
2011년 11월 5일. 잡담. # 금강산 건봉사 엄마랑 건봉사에 다녀왔다. 건봉사는 부처님 치아사리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유명한 사찰이다. 대웅전에 들렀다가 적멸보궁과 산신각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위 사진은 적멸보궁 가는 길. 단풍이 참 예쁘게 물들어 있었다. 적멸보궁에는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다. 특이하게 부처님이 앉아 계셔야 할 곳에 유리벽이 있고 그 너머로 사리탑이 모셔져 있다. 건봉사에 봉안되어 있는 부처님 진신치아사리는 모두 8과인데 이 적멸보궁 사리탑에 3과가 모셔져 있다. (나머지 5과는 종무소의 친견장에서 직접 친견할 수 있다.) 적멸보궁에 갔다가 옆에 있는 산신각으로 이동했다. 산신각에는 금강산 산신님을 모신 곳이다. 적멸보궁과 산신각, 그리고 전란에 불탄 옛 절터를 둘러보고 다시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에 능파교를 찍었.. 2011. 11. 5.
[등산] 북한산 백운대 1년간 준비했던 시험이 끝났다. 시험 하나를 보기 위해 1년을 투자해야 한다는 건 정말 거지깽깽이같다. 열아홉 살 때 수능성적이 자그마치 40점이 떨어져서 절망에 꿇어 앉아 수능시험 거지같다고 징징대던 때도 있었지만, 임용고사는 수능시험과는 완전히 다르다. 열아홉 살 때에는 재수를 포기하고 그냥 점수 맞춰서 대학에 가면 됐었지만, 임용고사는 그럴 수 없으니까 1년 공부해서 시험을 보고 그 해에 못 붙으면 다시 또 1년을 투자해야만 한다. 재수(혹은 삼수, 사수, 오수...)를 포기하겠다는 건 임용고사를 포기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쏟아부은 게 아까워서 포기하는 게 쉽지가 않다. 1년 동안 한 공부에다가 돌아오는 해에 좀 더 열심히 공부를 하면 내공이 깊어질거야. 그럼 다음해 시험을.. 2011.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