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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3

2011년 4월 15일. 투정. #01 이해 힘들다. 누군들 힘들지 않은 날들을 살아가겠냐만, 어쨌든 자신에게 닥친 힘겨움은 자신만의 것이기에... 나는 힘들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스마트폰으로 신문 기사를 읽다가 울 뻔 했다. 그냥 약간의 슬픔이 묻어나올 그 정도로만 마음이 짠했단 얘기가 아니다. 눈물이 그렁하게 차 올라서 버스 창 밖 먼 도시의 풍경들을 바라봐야만 했을 정도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면 버스에서 내려야겠단 생각을 했을 정도로, 나는 많이 슬펐다. 버스 한 귀퉁이에 앉아서, 나는 온 힘을 다해 터지기 직전의 울음을 욱욱 우겨넣어야 했다. 날 슬프게 한 그 기사는 동년배의 남학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뒤 불량스런 삶을 살아가야만 했던 한 소녀와 그 소녀를 재판한 한 판사에 관한 기사였다. 불처분 판정을 통해 나약한 한.. 2011. 4. 16.
토요일 오후 롯데 백화점 보라매점 옆에는 예쁜 카페베네가 있다. 거기서 어제 못다한 통사론 정리를 하고 있다. 카페에는 커플들이 왔다갔다 왔다갔다. 마냥 좋아보인다. 바깥을 바라보니 날이 너무 좋다. 나가서 좀 걷고 싶다. 하지만 정리할 게 많으니까 안돼. 마음을 다잡자는 의미에서 이소라의 7집 앨범 3번 트랙을 듣는다. 난 이 노래가 왜이리 좋을까. 노래를 통해 위로받는다는 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요즘 나는 가수다 때문에 논란이 많은데, 이소라도 그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이미 방송을 탔으니 이소라가 잘못했다고 해야 하는 게 맞긴 한데, 그녀가 방송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던 이소라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던 모습.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진 않았었다. .. 2011. 3. 27.
행복을 느낄 때 어제는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하느라 진이 다 빠져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뻗었다. 3시간 가량의 야자 시간은 왜 이리 더디던지. 처음 접하는 야자 감독에 손발은 또 어찌나 쭈뼛거리고 오그라들던지. 그래도 그 시간 동안 수업지도안도 대-충 훑어보고, 내 마음을 자꾸만 빼앗던 『마음사전』도 모조리 읽어냈다. 조만간 『마음사전』에 관한 포스팅을 해야겠다. 아이들의 쉴새 없는 소곤거림이 내겐 기분 좋은 울림으로 들려왔다. 감독 선생님께서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책상에 얼둘을 잽싸게 파묻고 고요해지는 교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입가엔 절로 미소가 감돈다. 비록 11시 정도에 집에 들어와 피곤에 절은 몸을 누이며 힘들다는 말을 푸념처럼 내뱉긴 했지만, 그 피곤함은 알싸하게 나른하면서도 뿌듯한 피곤함이었다. 며칠 전에 도서.. 2008.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