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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시] 호사비오리 - 이한종 호사비오리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이한종 (북인, 2010년) 상세보기 이한종 시인의 유고 시집 를 읽었다. 총 63편의 시들로 엮어졌다. 각각의 시들은 지면 위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로 아슴푸레 빛났다. 시인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이었다. #01 나와 세상의 일치 첫 시는 '호박순'이라는 시이다. 나는 이 시가 序詩로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호박순이 오엽송 가지 끝에서 자꾸 하늘로 기어오르려 / 꼼틀꼼틀 한다 / 가느다란 더듬이로 허공을 감으며 오르려 한다 / 내 안의 허공도 이 세상 그 무엇의 더듬이에 감긴다 / 고개 번쩍 치켜든 호박순 / 내 의식의 나무 가지 끝에서 자꾸 하늘로 기어오르려 / 꼼틀꼼틀 한다"('호박순' 전문) 이 시를 통해 시인은, 시집 뒤편에서 정진규 시.. 2011. 3. 10.
[책/수필] 모형 속을 걷다 - 이일훈 모형속을 걷다 카테고리 기술/공학 지은이 이일훈 (솔, 2005년) 상세보기 평점 : A 짧게 말하자면 건축가가 들려주는 건축 이야기이다. 흥미로울 듯 하지만 왠지 지루할 것도 같다. 비전공 분야란 늘 처음엔 흥미롭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지루해지는 법이니까. 오, 그런데 의외의 책이다. 건축학도가 아니어도, 건축에 대한 관심이 전무해도, 충분히 재미나게 들을 수 있는 건축 이야기를 작가가 들려주기 때문이다. 책을 펼쳐 본다. 생경한 건축의 세상이 함께 펼쳐진다. 그러나 어색하지 않다. 이 책은 건축학 개론서가 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의 건축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01. 모형 속을 걷다 책 제목인 '모형 속을 걷다'를 본다. 건축가의 작명 센스라 그런지 책 제목이 참 단아하고 미적이다. '모형'이라는.. 2009. 6. 3.
[시] 역전3 - 이성복 그 여름의 끝(문학과지성시인선 86)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이성복 (문학과지성사, 1990년) 상세보기 순수의 본질인 아름다움과 깨끗함, 연약함은 순수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 반면 순수의 본질과 배타적인 것들은 순수의 바깥에서 순수의 본질을 욕망함으로써 순수를 더럽히고 부서뜨리려 한다. 따라서 순수를 지켜내려면 순수를 겨냥한 외부의 폭압을 막아내야 하는데 그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폭력을 고스란히 맨몸 그대로 받아내야만 하는 상황과 맞딱뜨리게 된다. 물론 폭력에 대항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외부의 폭력에 대항하게 되면, 그 순간 순수의 가치는 짓이겨지고 무참히 짓밟히게 된다. 왜냐하면,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막아내거나 물리칠 수 있는 또다른 폭력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 2009. 5. 29.
[책/만화] 소라닌 - 아사노 이니오 소라닌 1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ASANO INIO (북박스, 2006년) 상세보기 소라닌 2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ASANO INIO (북박스, 2006년) 상세보기 평점 : A #01. 청춘의 독 『소라닌』은 대학교 때 경음악 서클에서 만나 서로 친해진 메이코와 다네다, 가토와 아이, 그리고 빌리(지로), 이 다섯 청춘들이 이상(꿈)과 현실, 그리고 그 사이의 괴리감으로부터 겪게 되는 절망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십대 후반에 접어든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이라고는 한 달에 두 번 스튜디오에 모여 밴드 연습을 하는 것 뿐. 그들은 서른을 향해 줄달음질치고 있는 삶 속에서, '나도 이 사회의 무엇인가가 되어야지'라는 의무적인 생각을 무거운 짐처럼 짊어지고 가고 있다. 헌데 그렇게 앞으로 닥쳐올.. 2009.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