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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로그/With a Snap

여름 폭죽

by 오후 세 시 2014. 2. 23.




사랑은 여름 밤바다 위의 폭죽처럼 반짝였다. 순간이었으므로 피었던 불꽃은 지고, 잔상이 남은 자리엔 어둠이 스미기 시작했다. 끝없이 설렘을 길어올리며 항해할 것만 같던 사랑은 점점 말라 부서지고, 끝내는 폐선(弊船)처럼 비린내를 풍기며 모래사장 위에 방치되어 버렸다. 우리 사이에 어둠이 스미기 전, 사랑이 폭죽처럼 꽃 피었던 그 순간, 시간이 정지될 수 있었다면, 너와 나는 더 좋았을까?


- 2013년, 여름의 거진 바다



사진 : 아이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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