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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관심/영화

[영화/드라마] 버킷리스트 (The Bucket List, 2007)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by 오후 세 시 2008. 6. 1.

버킷리스트: 죽기전에 꼭 하고싶은 것들
감독 롭 라이너 (2007 / 미국)
출연 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 션 헤이즈, 롭 모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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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제목 : 버킷리스트(The Bucket List, 2007)
감독 : 롭 라이너(Rob Reiner)
주연 : 잭 니콜슨(에드워드 콜), 모건 프리먼(카터 챔버스)
러닝타임 : 96분


"근데 말이야. 예전엔 항상 손을 잡고 다녔었는데, 그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더란 말이야. 사랑했었던 바로 그 여자인데, 아무 것도 바뀐 것도 없고 말이야. 근데 뭔가 다르더라구. 그 동안에 뭔가를 잃어버린 거지."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둔 카터(모건 프리먼)와 에드워드(잭 니콜슨), 이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버킷리스트.

  병실에 입원해 있다가 카터의 '버킷리스트'를 통해 의기투합한 카터와 에드워드는 병원을 탈출해 재벌인 에드워드의 돈을 펑펑 써대면서 여행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여행이란 다름 아닌, 두 사람이 작성한 '버킷리스트'의 목록들을 하나씩 이뤄나가기 위한 여행이다. 그들은 여행을 하면서 스카이 다이빙을 하고, 스포츠카로 원없는 질주도 하고, 어둠이 깔린 북극 위로 비행도 하고, 장총으로 짐승 사냥도 해본다. 처음에, 이들의 이런 여행은, 그 동안 못 해본 것은 다 해보고 죽어야겠다는 심산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는 카터와 에드워드가 여행을 하고 '버킷리스트'의 목록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살아온 삶은 어떠했는지,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삶을 자주 뒤돌아 보았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삶 속에서 어떤 것을 잊고 어떤 것을 잃었는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한다. 삶의 마지막 여행을 함께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가, 삶을 살아가며 잊어버렸던 것들과 잃어버렸던 것들을 하나씩 상기시켜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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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누군가는 이 영화가 너무나도 식상하고 진부해서 재미없었다고 한다. 결말이 빤하게 보이는 영화가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겠느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란 것이 원래 식상하고 진부한 것이 아니었던가. 빤하디 빤한 그런 삶을 살다가 굴곡진 인생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원하게 될까? 원래 우리가 살고 있던, 식상하고 진부해서 재미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그러나 그러하기에 너무나도 소중했던, 바로 그 평범한 삶이 아닐까? 나는 장담한다. 만약 누군가에게 버킷리스트가 주어지게 된다면, 그 목록에는 너무 식상하고 진부해서 잊고 있었던 것, 잃었었던 것,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했던 것들이 기록되어질 것이라고.

  식상함과 진부함이 어떻게 소중한 것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엔 어떤 목록들을 작성해 넣어야 할 것인지, 이 영화를 보며 그 과정을 천천히 관조해 보는 것을 어떨는지.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우리들에게 꼭 던져주고 싶었던 메시지 아니었을까?

  당신은 인생을 살면서 '인생의 기쁨을 찾았는가?'
  그리고 '당신의 인생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했는가?'

  두 남자가 피라미드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건네는 이 두 질문은 우리들에게도 유효한 질문들이다. 그 동안 잃은 것들을 찾기에 우리 삶은 아직 넉넉한 여분의 시간들을 부족함없이 마련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너무 당연해서 잠시 뒷전으로 밀쳐뒀던 것들을 뒤돌아 볼 때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때론 가장 이른 때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