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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로그/다이어리

2013년 1월 11일. 잡담.

by 오후 세 시 2013. 1. 11.

#01 대화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시시껄렁한 대화라도 괜찮다. 나는 대개 대화를 하면서 배웠다.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이랄까.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당신이 당신의 삶을 살아온 방식,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같은 것들을 알 수 있다. 당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포장하고, 또 당신의 내면에는 어떤 모습의 당신이 숨어있는지도 조금씩 알아갈 수 있다. 미지의 당신을 알아가는 과정. 그건 아마도 대화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그래서 대화는 간혹 개척 같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어떤 대화는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당신은 완강하게 나를 밀어내는 땅 같다. (혹은 내가 그런 역할을 맡기도 했었을 것이다.)  독초가 자라고, 늪지대가 펼쳐져 있고, 위험한 동물들이 우글거리는 그런 땅.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땅에 발을 딛고 들어서고 싶을 때가 있다. 대화를 나누는 게 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단지 그 이유 때문이라면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당신의 영역에 발을 들이밀고 싶을 땐, 당신이 좋을 때다. 내가 마음 깊이 상처 받는 걸 감내하면서라도 당신의 왼쪽 어깻죽지를 내 오른손으로 톡톡 치고 싶을 때. 당신이 정말 좋을 때.



+ 여기에선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

++ 그래서 아주 짧은 대화라도 여기에선 참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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