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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로그/With a Snap

엽서

by 오후 세 시 2009. 3. 1.

순백의 자두나무 흰 꽃이 가지마다 눈부신 모습을 드러냈을 때에도
그 꽃잎들이 눈물처럼 뚝뚝 떨어져 내릴 때에도, 그건 몰랐는데

텅 비어버린 자두나무 가지들이 가을을 앞두고 이제서야 이야기해 주네

"이제 모진 겨울의 시간을 모두 홀로 이겨내야만 한다고."

그렇지만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나면
순백의 눈부신 자두나무 흰 꽃잎들이,
봄바람에 꾸벅이며 졸던 자두나무 파릇한 잎사귀들이,
또 다시 돋아날 것임을 나는 알아.

그래서 지난 봄의 한 때를 너에게 보내.

너에게 겨울이 찾아올 때마다
꺼내어 함께 견디어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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