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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로그/다이어리

새벽 4시, 겨울, 그 마지막 인사

by 오후 세 시 2009. 3. 26.

  3월. 불 꺼진 방, 새벽 4시를 찬찬히 넘어가는 벽시계의 시침, 희석되어가는 어둠, 창 밖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누가 왔나 몸을 털고 일어나 바깥으로 나갔더니 눈이 내린다. 보이지 않는 하늘 끝 어딘가에서 차가운 기운에 조금씩조금씩 서걱거리며 얼음 알갱이로 변해갔을, 그런 눈이 내린다.

  바깥. 차디찬 하늘 위에서 울창한 얼음 잎사귀로 하얗게 피어났다가 빼곡하게 빈 공간을 메우며 떨어져 내리는 저 하얗게 무성한 눈잎들. 거기에 불빛이 안겨든다. 손님을 태우고 달리는 택시 전조등, 소통과 단절의 메타포로 깜빡이는 신호등, 여전히 밤을 지새는 가로등, 그 무수한 불빛들이 무성하게 내리는 눈잎들에게로 안겨든다, 안겨든다, 직선으로. 그러나 따뜻하고 화안-하게. 

  바람이 차갑구나 싶었다. 며칠동안 얇은 옷깃을 줄기차게 파고들던 꽃샘추위의 바람을 느끼면서, 바람이 차갑구나, 그리고 외로웠구나 싶었다. 그래, 그랬던 거였구나. 앙칼지게 파고들던 바람, 외로웠었던 거였구나. 꽃이 피고, 새싹이 돋자 그 사이 뒤안길을 걸어나가던 지난 겨울은 외로웠던 거였구나.

  끝이 보이지 않는 눈부신 눈빛 낙엽들. 그러나 이제는 정말 헤어짐. 아홉 달, 혹은 열 달 뒤에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건 마지막 인사겠지. 잘 가렴. 한 동안은 외롭겠지만 이제는 정말로, 잘 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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