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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37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중학교, 너의 생일, 첫만남, 크고 작은 오해들과 유치했던 연애편지들, 고등학교, 바람소리, 1번 버스 뒷자석, 송지호 앞 밤바다, 작지만 소중했던 수능 백일 파티, 수능 성적표와 러브레터, 스무살, 춘천, 인문대 삼호관 앞 벤치, 술에 취해 잠든 나, 나의 머릴 매만지던 너, 함께 찍었던 스티커 사진, 강촌에서 탔던 자전거, 천안, 오! 수정,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의 When You Believe, 그리고 네가 차려줬던 따뜻했던 아침밥..... 스물 아홉, 네가 내게 들려준, 내가 네게 들려준, 서로 알고 있었지만 또 몰랐던, 어긋난 시간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 기억할게, 모두 이미 늦었겠지만, 정말로 고마워 Black Bird Fly 2009. 11. 18.
[책/수필] 모형 속을 걷다 - 이일훈 모형속을 걷다 카테고리 기술/공학 지은이 이일훈 (솔, 2005년) 상세보기 평점 : A 짧게 말하자면 건축가가 들려주는 건축 이야기이다. 흥미로울 듯 하지만 왠지 지루할 것도 같다. 비전공 분야란 늘 처음엔 흥미롭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지루해지는 법이니까. 오, 그런데 의외의 책이다. 건축학도가 아니어도, 건축에 대한 관심이 전무해도, 충분히 재미나게 들을 수 있는 건축 이야기를 작가가 들려주기 때문이다. 책을 펼쳐 본다. 생경한 건축의 세상이 함께 펼쳐진다. 그러나 어색하지 않다. 이 책은 건축학 개론서가 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의 건축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01. 모형 속을 걷다 책 제목인 '모형 속을 걷다'를 본다. 건축가의 작명 센스라 그런지 책 제목이 참 단아하고 미적이다. '모형'이라는.. 2009. 6. 3.
타이완에서 온 엽서 현지가 타이완에서 보내 온 엽서. 2009. 5. 30.
[시] 역전3 - 이성복 그 여름의 끝(문학과지성시인선 86)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이성복 (문학과지성사, 1990년) 상세보기 순수의 본질인 아름다움과 깨끗함, 연약함은 순수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 반면 순수의 본질과 배타적인 것들은 순수의 바깥에서 순수의 본질을 욕망함으로써 순수를 더럽히고 부서뜨리려 한다. 따라서 순수를 지켜내려면 순수를 겨냥한 외부의 폭압을 막아내야 하는데 그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폭력을 고스란히 맨몸 그대로 받아내야만 하는 상황과 맞딱뜨리게 된다. 물론 폭력에 대항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외부의 폭력에 대항하게 되면, 그 순간 순수의 가치는 짓이겨지고 무참히 짓밟히게 된다. 왜냐하면,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막아내거나 물리칠 수 있는 또다른 폭력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 2009.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