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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5일 일기 #01. '놓음'에 대하여. '나'라는 존재는 타인에 의해 재단되고 재봉되어 진열장에 전시된 옷에 불과하구나. 아무리 '나'라는 존재에 대해 외쳐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나'를 만든다. 누누이 이야기했던 진심에 대한 나의 트라우마는 거짓이 아니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진심은 또다시 짓밟히고 짓이겨지는구나. 나는 술에 취하지 않아도 진심을 말했었다고 생각한다. 그 진심이 외면당한 자리에서 나는, 쥐었던 소중한 것들을, 놓아야 하는 것일까. 그래야 하는 것일까. 실망스럽다. 좌절감이 느껴진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외롭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누구에게 '나'를 외친 것이냐. #02. '술'에 대하여. '술'은 당신들에게 무엇인가. 그동안 쓰고 있던 가면을 벗을 수 있게 해 주고,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할.. 2016. 6. 15.
2013년 4월, 강릉 바람결 따라 떠내려와자갈 틈에 피어오르는당신의 마젠타. 그 화사한 비늘들이자갈 위에 얕은 개울을 이루면,찰-바악찰박,찰박이는 소리. 당신에게 가는 길이 멀고,그래서 뒷굽이 닳은 내 브라운 옥스포드가나-지익나직,계절을 건너는 소리. 바람의 결을 따라한가득 떠내려 오는 당신과그런 당신에게로걸어 들어가는 나. 한창 봄이 흐르는 사월. - 2013년 4월 사진 : 아이폰4 2014. 2. 27.
2013년 봄, 벚꽃 매번 나의 눈이 녹고 나의 바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려 준 뒤, 그대는 웃는다. 심한 투정에도 아무 말 않는, 그대. 모질지 못한, 그대. 나의 영원한, 봄인 사람. - 2013년 봄, 마당 앞 벚꽃 사진 : 아이폰4 2014. 2. 27.
2014년 02월 26일 잡담 #01 자존심 바람이건 비이건 눈이건 내 마음 속에 똬리를 튼 자존심을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이다. 들이닥치는 시련만큼 자존심은 단단해질 테지. 혹은 닥쳐온 시련에 대한 변명의 포즈로 새로운 똬리를 틀 테지. 그것이 설령, 이뤄질 수 없는 절망 속의 고독한 깃대일지라도, 혹은 타인에게 비춰지기에 쓸데없어 뵈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아집일지라도, 그것은 결코 죽음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구겨보기 위한 나의 노력이 있다 해도 아마 불가할 것이다. 그것은 자꾸만 단단해져간다. 그렇기에 두려운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심연의 괴물은 내가 살아있는 한 끝끝내 나를 휘감고 있을 것이기에. #02 이중성 치장하자면 얼마든지 치장할 수 있다. 희망이랄까? 긍정에 겨운 흥얼거림이랄까? 몇 번이나 무릎을 꿇고 울분에 찬.. 2014. 2. 26.